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러시아 평화유지를 명분으로 군 병력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진입할 것을 명령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일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명령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명령에 앞서 친러시아 반군이 활동하는 이 두 곳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AP통신은 실제로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할지는 현재로서는 불명확하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독립 승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판단하고 이번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유사시 제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칭 DPR과 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와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오전 아시아 주요 증시는 추락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독립을 인정하고,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분쟁지 파병을 명령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대규모 군사행동이 조만간 이뤄질 거란우려가 시장을 지배한 영향이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55지수는 전일 대비 582.97포인트(2.17%) 급락한 2만6327.90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우크라이나 정세가 한층 긴박해진 가운데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며 "미국 뉴욕증시 선물이 급락하는 것도 일본 증시 급락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프레지턴트 데이 연휴로 휴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국영TV 대국민담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를 장악 중인 친러시아 반군의 자칭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인정한다고 밝힌 뒤 해당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다. 돈바스 지역은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DPR과 LPR을 세우고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곳이다.
푸틴 대통령이 파병을 명령한 병력의 규모와 임무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명령이 담긴 문서에는 "돈바스 지역병력 배치 규모나 날짜 등 세부사항 없이 서명한 날부터 명령이 발효된다고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푸틴대통령의 향후 계획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이 이뤄지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지역에서가장 큰 군사 충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런 결정에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주요 서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하며 친러시아반군에 대한 제재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DPR과 LPR에 대한 미국인의 새로운 투자, 무역, 자금조달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화권 증시도 일제히 추락했다. 특히 빅테크 종목이 이끄는 홍콩 항셍지수는 중국 당국의 인터넷 대기업 규제 지속 우려 속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2% 이상 추락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한국시간 기준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일 대비 44.18포인트(1.27%) 빠진 3446.43을 나타내고 있다. 홍콩 항세지수는전 거래일 대비 585.66포인트(2.42%) 하락한 2만3584.41에, 대만 자취안지수는 287.58포인트(1.58%) 떨어진 1만7933.91에서 움직이고 있다.